전직 호주 총리 6명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하는 동시에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월요일(30일), 폴 키팅 전 총리를 제외한 생존해 있는 모든 전 총리는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서한은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을 향한 모든 증오 발언을 반대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했다.

다음날, 이 성명에 관한 질문을 받은 알바니지 총리는 이번 전쟁에 대한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알바니지 총리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이스라엘의 방어권이 어떻게 행사되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는 "모든 민간인의 생명을 가치 있게 여겨야 한다"며 "이스라엘인이든 팔레스타인인이든 무고한 인명 손실은 모두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서한에 서명하지 않은 키팅 전 총리는 "호주시오니스트연맹(Zionist Federation of Australia)이 작성한 초안"에 이름을 올리지 않겠다고 지난 일요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알바니즈 총리는 "그 사안은 폴 키팅 전 총리에게 물어 볼 문제"라며 논평을 자제했다.

전날 페니 웡 외교장관은 가자지구에 88명의 호주인이 갇혀 있다고 확인했다.

알바니지 총리는 호주 정부가 통행로 개방을 위해 애쓰고 있으며, 현재까지 가자지구에 2,5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호주인과 다른 시민들이 가자지구를 떠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외교통상부가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호주 팔레스타인 단체인 APAN(Australian Palestine Advocacy Network)는 전직 총리들의 서한이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의 캠페인 도구로 사용됐다"고 비판했다.

나세르 마시니(Nasser Mashni) APAN 회장은 "전 총리들은 이스라엘의 행동에 공포를 표현하는 수만 명의 호주인을 인정하지 않았고,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계 호주인이 느끼는 비통함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마시니 회장은 "그러한 점에서 '사랑과 존중의 호주적 가치'에 대한 성명의 언급은 공허하게 들린다"며 "그들의 중요한 플랫폼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의 요청을 반영하는 데 쓰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빌 쇼튼(Bill Shorten) 정부서비스장관은 전직 총리들의 공동성명이 호주 정부의 견해를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쇼튼 장관은 전쟁에 따른 호주의 분열을 경계하며 "이 나라가 분열하면 하마스가 승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동성명은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직 총리 공동성명은 존 하워드∙토니 애봇∙말콤 턴불∙스콧 모리슨 등 4명의 전 자유당 총리, 케빈 러드∙줄리아 길라드 등 2명의 전 노동당 총리가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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