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더튼 야당 대표
피터 더튼 야당 대표

대법원 판결에 따라 방면된 이민수용소 구금자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이 신속하게 의회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이들의 '재구금'을 논하며 정부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무기한 난민 구금은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의 여파가 상당하다. 추방할 수 없는 비시민권자 84명이 풀려났는데, 이들 중에 전과자들이 포함돼 있어서다. 

판결 이후 곧장 구금에서 벗어난 로힝야족 남성은 난민으로 입국했지만 아동 성범죄를 저질러 복역을 한 전력이 있다. 

곧바로 지역사회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야당은 '판결을 앞두고 왜 준비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하면서 대책 없이 구금자들을 풀어줬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목요일(16일) 밤, 연방정부는 브릿징 비자를 받아 방면된 구금자들에게 통행 금지, 전자 발찌 착용 등을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켰다. 만약 이들이 조건을 위반하면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노동당은 처음 제안했던 법안에서 더 강한 제재를 원하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했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참석차 출타 중인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야당의 수정안에 정부가 동의하기로 한 결정에 자신도 완전히 관여했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17일) 피터 더튼 야당 대표는 대법원의 판결과 전날 통과된 법에도 불구하고, 살인죄・성범죄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자를 재구금할 수 있는 법을 정부가 제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튼 대표는 "내가 정부 정책을 작성한다면 이 사람들은 다시 구금될 것"이라고 나인 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사안이 "상당히 심각한 범죄자"와 관련돼 있고, 피해자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수정안을 만드는 데 한 시간이 있었다"면서 "어제 시간이 우리 편은 아니었지만 몇 가지 변화를 이뤄냈고, 이것이 지역사회를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들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FiveAA 인터뷰에서는 "정부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하여 이 사람들(방면된 구금자들)을 추방하고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튼 대표는 "이주 구역(migration zones)을 설정할 수 있고, 정부가 진중하게 고려해야 할 선택지인 예방적 구금 명령이 있으며, 정부는 이 모든 방안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인권법률센터(Human Rights Law Centre)의 산마트 베르마(Sanmati Verma) 법률 책임자 대행은 "더튼 대표는 헌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섬을 만들 수 없다"고 반대했다.

녹색당 닉 맥킴(Nick McKim) 상원의원은 더튼의 제안을 "미친 짓(batshit crazy)"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클레어 오닐 내무장관은 더튼 대표가 법원 판결에 따라 방면된 사람을 다시 억류할 수 있는 선택권이 정부에 있다는 "일관된 거짓(consistent falsehood)"을 퍼뜨리고 있다고 따졌다.

오닐 장관은 "대법원이 우리게 말한 바는 그 사람들을 구금할 법적 권한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이민 담당 의원인 댄 테한(Dan Tehan) 하원의원은 야당이 예방적 구금 법안을 통과시켜 사회에 나온 구금자들을 재구금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테한 하원의원은 "이는 대법원 그런 식으로 판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 6월부터 정부가 검토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ABC에 말했다.

야당은 예방적 구금 및 통제 명령을 고위험 범죄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목요일 통과된 법도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방면된 비시민권자 16명을 대표하는 앨리슨 배티슨(Alison Battison) 변호사는 해당 법은 "특정 집단에 대한 불균형적인 대응"으로서 "잠재적인 도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캔버라대학교의 킴 루벤스타인(Kim Rubenstein) 교수도 만약 해당 법에 따른 조치가 징벌적 행위로 간주된다면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난민을 사실상 무기한 구금하는 조치는 행정적 처분을 넘어선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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