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의 핵심 정책인 호주미래주택기금이 의회를 통과했다. 이 정책은 노동당이 호주의 주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대표 정책이다.(사진:Shutterstock)
노동당의 핵심 정책인 호주미래주택기금이 의회를 통과했다. 이 정책은 노동당이 호주의 주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대표 정책이다.(사진:Shutterstock)

앤소니 알바니지 정부가 공들여 온 호주미래주택기금(Housing Australia Future Fund・HAFF)이 목요일(14일) 의회를 최종 통과했다.

연방정부는 100억 달러 규모로 제안된 이 기금을 통해 첫 5년 동안 3만 채의 사회주택(social housing) 및 저렴한 주택(affordable housing)을 건설할 계획이다. 최종 표결에 앞서 법안을 약간 수정하여, 연간 최소 5억 달러 지출을 보장하고, 각 주/준주에 5년 동안 최소 1,200채의 주택을 건설해 기금이 고르게 분배되도록 했다.

2만 채로 할당된 사회주택 중에서 4,000채는 가정 폭력에 영향을 받는 여성 및 아동, 노숙 위험에 처한 고령자 여성을 위해 마련된다. 1만 채의 저렴한 주택은 경찰, 간호사, 청소부 등 일선 근로자들의 주거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 법안은 자유-국민연립의 반대와 임대료 통제 정책을 요구한 녹색당의 반대로 상원에서 수개월 동안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그런데 주초에 녹색당이 사회주택에 1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한다는 데 동의하면서 법안 협상이 타결됐고, 노동당은 이를 성공적으로 통과시켰다. 

그라탄 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브랜던 코츠(Brendan Coates) 경제 정책 프로그램 책임자는 HAFF의 사회주택 투자는 15년 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코츠는 호주의 사회주택 재고는 현재 약 43만 채로, 인구가 3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0년 동안 거의 증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임대료가 세입자 소득의 25~30%로 제한되는 사회주택은 취약한 호주인의 삶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HAFF는 '주거 스트레스'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설계됐는데, 가계 소득 대비 주거 비용이 30%를 초과하면 일반적으로 주거 스트레스가 있다고 본다.

사회주택이란, 법안 주석(explanatory memorandum)에 따르면,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장・단기 임대 주택으로 '지역사회 임대 주택(community housing)'과 주/준주 정부가 소유 및 관리하는 '공공 임대 주택(public housing)'을 포괄하는 용어다. 호주주택도시연구소(AHURI)는 지역사회 임대 주택을 비영리 지역사회 임대 주택 공급자(community housing providers)가 소유 및 관리 또는 관리하는 임대 주택으로 정의한다.

저렴한 주택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법안 주석은 이를 "일반적으로 저소득층 또는 중간소득층 가구를 위한 다양한 주택 공급 유형"이라고 해설한다. 주로 최저소득층을 목표로 한 사회주택과 차이가 있다.  저렴한 주택에는 "지역사회 임대 주택 공급자, 민간 또는 기관 투자자가 시장 가격 이하로 제공하는 임대 주택과 주택 소유 경로가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덧붙여, AHURI는 공공 임대 주택도 요건에 따라 이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와 쥴리 콜린스 주택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저렴한 주택을 '저렴한 임대 주택'으로 풀어 언급했다.

알바니지 총리는 HAFF가 다른 긴급한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사용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원거리 지역 거주 원주민 지역사회에 있는 주택을 수리・유지 및 보수・개선하기 위해 2억 달러, 가정 폭력에 영향을 받는 여성 및 아동과 노숙 위험이 있는 고령자 여성을 위해 1억 달러가 지원된다. 노숙 상태에 있거나 노숙 위험에 처한 퇴역 군인을 위한 주택 건설에는 3,000만 달러가 투자된다. 

연방정부는 주택 건설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은 없어서, 주택이 언제 어디에서 지어질지 확정하지는 않았다. 토지 확보 등의 법적 책임을 지고 있는 주정부 및 지방정부가 건설 진행에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콜린스 주택장관은 기술 및 공급 제약이 있긴 하지만 정부가 5년 내에 주택 공급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사회주택 및 저렴한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를 단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호주마스터빌더협회(Master Builders Australia)의 데니타 완(Denita Wawn) 최고경영자(CEO)는 민간 투자 시장이 침체해 있기 때문에 업계가 정부 지원 프로젝트를 감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2025년부터는 인력 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앞서, 그라탄 연구소는 사회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려면 HAFF의 초기 100억 달러는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주의 인구 증가에 발맞춰 계산하면 매년 약 6,500개의 사회주택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에브리바디스 홈(Everybody’s Home)도 연방정부의 사회주택 투자를 환영하지만, HAFF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이 세입자 단체의 다마이 아지즈(Maiy Azize) 대변인은 전국적으로 64만 채의 사회 주택이 부족하다면서, 이러한 대규모 직접 투자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정부는 HAFF 외에도 다양한 주택 개혁 정책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30억 달러의 규모의 신규 주택 보너스(New Homes Bonus), 5억 달러의 규모의 주택 지원 프로그램(Housing Support Program), 20억 달러 규모의 새 사회주택촉진기금(Social Housing Accelerator) 등이다. 전국주택금융투자공사(NHFIC)를 통해 사회주택 및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20억 달러 추가 투자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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