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구정)엔 고향을 방문하고, 성묘도 하고 가정에 따라 조상에게 제사도 지낸다. 아직도 전통적인 예법을 고수하는 양반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곳일수록 제사상을 차리는 법이 까다롭고 복잡하다. 현대의 젊은 세대들이 이해되지 않는 예법에 대한 불만이 도전적이지만 그만큼 가문의 전통을 중시하고 조상에 대한 예법을 고수하려는 의지가 세대를 거듭해 명맥을 잇고 있다. 성경(토라) 가운데 가장 기피하려는 책이 있다면 ‘레위기’일 것이다. 그 이유는 제사와 예법에 관한 것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정신 차려 읽는다고 하다가 금세 이해되지 않는 것들
황량한 들판에 야영장 하나 덩그러니 있는 테이블랜드(Tableland)에서 두 번째 아침을 맞는다. 저수지 쪽을 쳐다보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새가 떼를 지어 하늘에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한 광경이다. 그러나 오늘은 떠나는 날이다. 새들의 공연을 즐길 여유가 없다.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조금 바쁘게 하루를 시작한다.다음 목적지는 레너 스프링(Renner Springs)에 있는 야영장으로 정했다. 무리하지 않고 운전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다. 거리를 보니 300km가 조금 넘는다. 지평선만 보이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갖가지 질병이나 사고 등은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는다. 이민자들의 경우 호주의 복지 시스템에 익숙지 않아 어려운 일을 당하면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거기에 언어 문제까지 겹쳐 더 어려움을 겪는다. 본 칼럼은 뜻하지 않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전문 복지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사랑으로 이들을 돕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칼럼은 또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실제적인 도움과 어려움 가운데서도 이를 잘 극복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힘과
주위의 지인들로 부터 코로나에 걸려 격리한다는 소식이 빈번하더니 큰 아들이 회사에서 확진이 되어 집에서 격리를 시작했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더니 이틀 후 며느리도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하니, 느닷없이 갓 백일을 넘긴 손자를 우리가 떠 안게 되었다. 외출 하느라 집을 비운 사이 아들은 엄마와 모든 협상(?)을 마치고, 자신들이 집에서 격리 할 동안, 당분간 갓난 아들을, 최고의 안전지대로 여기는 할아버지 집으로 피난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어느새, 집에는 현관에서부터 잔뜩 아기 용품이, 이삿짐 옮기 듯 실어 나르다 남겨진 비닐 백
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 속에 올해 1월 26일 ‘호주의 날(Australia Day)’을 맞이했다. 작년에는 NSW주에서 코로나 사망자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 급속 확산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29일까지 사망자만 700명에 이른다. NSW의 코로나 누적 사망자는 3일까지 1,489명으로 늘었다. 최근 매일 30여명 안팎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코로나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중단되었지만 전국 400여 장소에서 130개국에서 온 이민자들 1만6.000여명이 호주시민권을 받았다. 그 외에
형사 전문 변호사로 많은 사건을 접하다 보면, 본인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 “억울하다”며 울분을 토하시는 의뢰인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 기소가 되었다”, “영어로 의사 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내 주장이 묵살되었다”, 심지어 “경찰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등.. 특히 이민자에게 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 실제로 억울하게 당하신 분들도 있고 전혀 억울할 일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 다룰 내용은 최근에 진행되었던 재판에 관한 것인데, 의뢰인으로서는 ‘억울하다’는 감정을
또 고국 정치 이야기다. 내 1차 관심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지적과 비판인데 내가 사는 여기 한인사회에 대하여는 과거 많이 썼었다. 달라진 건 없고 친구만 잃었다. 호주사회에 대하여 호주 미디어에 쓰고 싶은 게 많지만 시간 낭비로 끝날 수 있어 못한다. 아래 쓰는 내용은 고국에서 잘 듣지 못하는 이야기다. 고국의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온 소식에 따르면 여권이 이번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를 대비해서 이원제 내각제 정부를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을 몰래 추진하고 있단다. 막강한 대통령의 권력을 대폭 축소하고 현 집권 세력의 보호막
구정을 맞이 하며 우리 모두는 분주하리만큼 카톡과 우편으로 새해 인사를 받는다. 새해를 맞으며,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것은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변치 않는 전통이 아닐 수 없다. 새해가 되면 으레, 각 개인, 가정 또는 회사와 단체의 미래를 향한 거창한 출사표를 던진다. 하지만 실제 복을 받기에 처해진 현실이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 될 때때로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괴리감의 불편을 경험하곤 한다. 탈무드는 새해에, 변화와 축복과 행복을 꿈꾸는 출발점에 부담스런 ‘용서’를 덕담으로 전하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 일까? 1. 용서
호주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이지만, 무심코 길을 다니다 보면 영어 이외에도 다양한 언어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혹시 얼마나 많은 언어가 호주에서 사용되는지 짐작이 가시나요? 2016년 통계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300개 이상의 언어가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 모국어의 날은 유네스코(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가 지정한 국제 기념일로 매년 2월 21일에 기념하고 있습니다. 1999년 11월 17일에 제정된 국제 모국어의 날은 언어와 문
여기에 컬럼을 쓴지 좀 된다. 2년 전 47번째 글에 이런 제목을 붙였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곧 끝납니다”. 틀렸다. 내가 틀렸다. 코로나는 변종에 변종을 거듭하여 굳건하게 살아 있다. 2년 전에는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지난 12일 하루 감염자 수 92,264명!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전혀 몰랐다. 그렇게 사람의 내일 일은 예측할 수도 없고, 예측해봤자 대부분 틀린다. 1. 버스영화 스파이더맨을 봤다. 역대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다는 평가 때문에 안 볼 수 없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시대를 살핀
새해의 일월에도 예년과 다름없이 밝게 떠오르는 둥근 해를 집안에서 맞이했다. 눈부신 햇살을 방안 가득히 받으니 문득 한 동요의 가사가 떠올라서 혼자서 흥얼거려 보았다. 아주 오래전에 두 아이들을 키우면서 서툰 율동을 곁들여 불렀던 “둥근 해가 떴습니다” 라는 동요이다. 독일 민요로 알려진 이 노래의 가사는 평범하게 시작하는 하루를 경쾌한 리듬과 함께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 가사가 전달하는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면 요즘의 나의 일상과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커튼 틈새로 비집고 드는 눈이 시린 아침햇살에 잠이 깨서
지금부터 41년 전(1981년) 시드니모닝헤럴드지에 HSC 수석 기사가 게재됐다. 터키와 전쟁을 하던 사이프러스에서 온 피난민이었다. 시드니 서부 루티힐(Rooty Hill)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 기자가 방문해서 취재를 했는데 말(영어 소통)이 통하지 않자 “영어도 통하지 않는 학생이 HSC에서 1등을 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는 그 후 시드니대 의대(5년)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어 현재는 시드니 세인트조지 코가라(St. George Kograh) 병원에서 ‘임상병리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영어는 잘 못했지만 수학 실력이
오늘도 10대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하소연을 해오신다.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아침만 되면 아프다고 합니다. 전자기기를 붙잡고 살아요. 방이 너무 지저분하지만 치우지도 못하게 합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힘들다. 윌리암 셰익스피어는 ‘겨울 이야기’에서 “ 차라리 16살과 23살 사이의 나이는 존재하지 않거나, 잠만 자며 지낸다면 좋으련만.”이라고 이 시기의 혼란함을 얘기하기도 한다. 대화가 다이다왜 10대 자녀가 힘들까. 물론 이전 칼럼에서 얘기했다시피 이 시기의 아이의 뇌는 공사 중이며 아이는 두렵고 스트레스가 많
지하자원이 풍부한 광산 도시 마운트 아이자(Mount Isa)에서 며칠 지낸 후 다윈(Darwin)을 향해 다시 길을 떠난다. 지금부터는 포장된 도로만 따라 운전할 예정이다. 따라서 흙먼지 뒤집어쓰며 운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지로 들어가기 때문에 당분간 문명(?) 생활은 포기해야 한다. 가는 길에 있는 야영장에 예약하려고 했으나 예약을 받지 않는다. 오는 대로 손님을 받는다고 한다. 혹시 자리가 없으면 도로변에 있는 무료 야영장에서 지낼 생각으로 길을 떠난다. 오지에 있는 무료 야영장은 화장실만 있는 빈약한 곳이 많다.
필자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안에 코로나 감염으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들이 있다. 관리위원회는 방역지침에 따라, 식료품 등 필요한 물건을 격리자들의 문앞까지 배달해 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쓰레기며 재활용품을 개인적으로 버리는 바퀴달린 통을 제공해 준다. 각층의 복도나 승강기는 소독과 청소를 더 자주하고 있다. 이는 모든 주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자들의 수는 더 많아 질 것 같다고 한다.오미크론 변이가 쓰나미처럼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2월까지 절정에 이르다 3월쯤에는 수그러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염병 관리학으로 유명한 미국 존홉킨스대학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하루 코로나 확진자수가 21만8724명으로 크게 올랐던 영국의 신규 감염이 열흘만인 14일에는 9만9652명으로 크게 줄었다. 영국의 바이러스 전문가들도 이같은 감소세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영국 국민의 96%(백신 접종 또는 자체 면역력 증가)가 코로나-19에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발표됐다. 이런 현상은 초창기 발병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일찍 나타난 현상이다. 오미크론의 대량 전염으로 통제령을 재가동했던 네덜란드도 다시 해제하고 있다. 호주 NSW주의
연봉이 32만 4천 달러에 달하는 68세 로드니 히긴스 판사(빅토리아주 치안판사)와 약혼 상태에 있던 23세의 법원 서기 페트리 씨는 2019년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사망하였습니다. 이때 페트리씨의 사망으로 인해 받게 된 연금은 18만불에 이르렀는데, 히긴스 판사는 페트리씨의 사망 연금을 수령할 목적으로 사실혼 관계를 근거로 하여 본인이 페트리씨의 ‘피부양자’라고 주장하는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페트리씨가 생전에 미리 본인의 모친을 본인 사망시 연금 수령인으로 지정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경제 형편에 있던 모친은 페트리씨와
행태주의 연구 입장인 나는 길게 봐 한국의 장래는 국민에게 달려 있다는 생각이다. 한국은 적어도 자유민주주의를 하는 나라다. 그리고 그건 어렵게 쟁취한 우리의 국가 자산이다.그 결과 지금의 정권도 독재란 비난에도 불구하고 정권은 민심을 많이 살피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정치에서 포퓰리즘이란 말이 생기고, 정부의 정책 수행이 갈팡질팡하는 것도 그것이다. 오히려 중요한 이슈에 대하여 국민이 정부를 이끌만한 일관된 생각과 단합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문제다.그렇다면 나라를 위한 우리의 역량은 법과 제도와 정책이 아니라 국민행태 발전에 더 모
모세가 종살이를 하던 이집트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구출해 내고 시내산에 당도했을 때, 하나님은 그 다음 단계의 아젠다가 무엇인지 알려주기를 원했다. 그것은 나라를 통치해 가기 위해 십계명과 법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모세가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소식이 감감해지자 이스라엘 백성은 불안하고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리고 백성들의 민원이 많아지자 산 아래 있던 모세의 형 아론은 중재자이며, 평화주의자답게 그들의 요청대로 금을 모아 금송아지를 만들어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의지하고
또 새해가 다가왔다.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긴 휴가를 즐기고 다시 자기 자리로 되돌아왔다. 올해는 별난 해다. 호랑이 중에 검은 호랑이해란다. 물속에서 산다는 이 호랑이를 한 번 만나봤으면 좋으련만, 그저 생각에 그친다. 옛날에는 연초가 되면 시골 장날에 토정비결을 봐주는 노인네를 만날 수 있었다. 올해 자신의 운세가 어떤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그분을 찾는다. 미래에 대한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의문은 보통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인 상념이다. 그래서 연말 연초가 되면 띠별 운세니 하고 별의별 내용이 인터넷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