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헌 구두를 꺼내어 닦았다. 구두 앞부리 껍질이 벗겨진 부분을 구둣솔 끝에 구두약을 살짝 찍어 바른 후 촘촘하게 박힌 구둣솔로 살살 윤을 내 봤다. 옆면과 뒤꿈치까지 약을 바르고 쓱쓱 문질러가며 광을 냈더니, 뿌옇게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헌 구두가 구름을 헤치고 얼굴을 내미는 햇님 모습이다. 오는 일요일에는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모처럼 정장 차림으로 교회 가야지.서울에서 살 때는 집을 나서기 전 꼭 하던 일이다. 그때는 신발장에 갈색, 검정, 체리 빛과 흰색 구두를 뚜껑 달린 신발장 안에 가지런히 넣어 두고 신었다. 회사
인공지능(AI)은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모든 기술과 달리,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의사결정과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컴퓨터 기술이다. AI는 재래의 컴퓨터와 다른 여러 가지 특징을 갖고 있는데, 불확실성, 학습 및 유연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재래의 컴퓨터는 정확한 입력과 출력을 요구하는데 비하여, AI는 인간지능 같이 불확실한 입력도 처리할 수 있어, 고양이 같은 이미지 판단과 바둑 같은 게임을 하고,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대화로 지시도 받는다. AI는 사람과 같이 정보에서 배우고 자기의 능력을 계속 발전시킨다. 또 AI는
베넬롱 선거구는 북쪽으로는 노스 에핑(North Epping), 동쪽으로는 노스 라이드(North Ryde) 남쪽으로는 글레이즈빌 (Gladesvill) 서쪽으로는 칼링포드(Carlingford)와 어밍톤(Ermington)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한인 마을(Korea Town)로 지정된 이스트우드도 이 선거구에 속해 있다.최근 센서스에 의하면 이 지역 인구는 14만 9,706명이고 이 중 50%가 해외에서 태어났으며 48%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이 지역은 일반적으로 특히 중국계 이민자들의 목소리가 큰 선거구로 알려져 왔다. 정치
얼마 전 필자가 속한 베넬롱(Benellong) 선거구의 연방하원의원인 노동당 제롬 락살 (Jerome Laxale)은 페이스북을 통해 임대법 개혁을 예고하며 유권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NSW 전역에서 세 명 중 한 명꼴로 주택을 임대하고 있고, 베넬롱에서만 40% 이상이 임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며 임대법 개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 지역에서 렌트로 거주하고 있는 가구가 전체의 40%에 이르는데 임대료가 연간 10%가 오르고 있다면 주택 공급 부족 문제는 호주 정치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올해 겨울은 제법 겨울 값을 한 듯하다. 추위가 좀 더 일찍 찾아온 탓도 있었겠지만 640 여 미터의 고지대의 외딴 집에서 혼자 지내다 보니 더더욱 그렇게 느껴진 듯하다. 어서 빨리 따뜻한 봄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 마음 속에서 불쑥불쑥 올라왔다. 7월이 지나가면 봄이 오겠지? 몹시 더울 때면 그래도 난 겨울이 더 좋다며 호들갑을 떨다가 막상 추위가 오래 지속되면 따뜻한 봄을 기다리게 되는 변덕쟁이 중생의 인생살이인 듯하다. 8월이 되자 아침, 저녁은 좀 쌀쌀해도 낮 기온은 상당히 많이 올라갔다. 이때가 되면 나의 손길은 무척 빨라지
4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 임성대 씨는 한국의 한 대기업에서 팀장으로 일하며 프리랜서 기자로 여러 곳에 글을 투고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태어나 자란 Z 세대 외국인 같아요즘 인터넷 매체나 SNS를 보면 MZ세대의 특징들을 재미있고 다양하게 묘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별 구분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미디어에서 말하는 MZ 세대의 특징이 우리 아이들이나 후배 동료와의 관계에 있어서 들어 맞지 않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우리 사회가 세대를 구분할 때 서구에서 발명된 구분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한다
1. 누군가 말했다. 호주는 심심한 천국이라고. 과연 천국일까? 사실은 갱들의 전쟁터다. 8월 1일자 SMH신문. 호주 국경 업무를 담당하는 100개 회사가 코카인 마약 밀수와 연관이 있다했다. 관련된 사람의 수는 무려 1,000명. 일부 마약은 국경에서 적발되어 압수되지만, 여전히 많은 양이 몰래 들어와 시중에 풀리고, 그 거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 신문에 언급된 몇 가지 사건을 살핀다. 몇 일전 7월 27일에는 캔터베리에서 28세 된 남자가 집 앞에서 저격 당했고, 26일에는 범죄전문 변호사가 그린에이커 자기 집 드라이브 웨
행태, 행태학, 행태과학, 사회과학과 같은 말로 글을 쓴다면 생경한 학자들의 학술 논문이어서 우리 일상생활과는 먼 일로 치부해 버릴 수 있다. 생경하고 학술 용어인 건 맞으나 당장 우리의 먹고 사는 문제 못지 않게 중요하거나 그 다음으로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연구 과제여서 늘 지켜봐야 할 분야다.행태는 영어로 Behavior, 영미인들은 서로 다른 동물의 행동 패턴이나 습성을 말할 때 곧 잘 쓴다. 개는 개대로, 소는 소대로의 특이한 행태적 습성이 있다. 사람은 일반 동물에 비하면 그런 행태 면에서는 대동소이 하나 개인이 아닌 집단
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로의 순조로운 융합을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되었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포함,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주에 이어 패밀리 데이 케어 센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편집자주)최근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엄마들이나 ‘제
국제 연맹(League of Nations)이 채택한 노예제 조약 (Slavery Convention, 1926)에서는 노예를 소유권에 관련된 권한의 일부 또는 전부가 행사되는 사람의 상태 또는 조건(the status or condition of a person over whom any or all of the powers attaching to the right of ownership are exercised)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고대 시대의 노예는 법적으로는 개인재산을 의미하였으며, “생명이 있는 도구, 말할 줄 아는 도구
지난 25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는 한국 대 콜롬비아의 여자 월드컵 축구 경기가 있었다. 필자는 가족과 함께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스타디움을 찾았다. 낮 12시에 있는 소수 민족들끼리의 경기가 당연히 한산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대한민국’ 외치는 즐거움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경기장엔 만원이라고 해도 충분할 정도로 많은 관중이 많았다. 주최측은 총 관중 수가 2만 4,323 명이라고 밝혔다. 콜롬비아 팀의 홈 그라운드라고 할 정도로 콜롬비아 팀의 관중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재 호주
내가 은퇴를 한 후에 첫 번째로 찾아온 귀한 손님이 있다. 뉴욕에 사는 오빠 부부가 처음으로 브리즈번을 방문한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서로의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 우리 남매의 만남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2023년 7월이 되어서야 오빠는 북반구 미국에서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서 남반구 호주에 사는 동생을 만나러 오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었다. 공항에서의 기다림은 마치 연인을 기다리듯 긴장과 설렘으로 마음을 들뜨게 했다. 오빠가 호주를 방문하는 계획을 실행하는 데에는 참으로 긴 시간이 걸린 듯하다. 막내동생에 대한 유난한 사랑은
본 칼럼은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있어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민자들이 호주 사회로의 순조로운 융합을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되었다. 노인과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포함,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 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버큼힐에서 패밀리 데이 케어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조슬린 선생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1997년 대학을 다
지난 22일 토요일 시드니 힐튼 호텔에서 한인 전용 실버타운 개발 투자 설명회가 열렸다. 주최측에서 참석자의 기고문을 보내와 지면에 싣는다.)22일 토요일, Hilton Hotel에서 한인전용 실버타운을 위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설명회가 성황리에 이루어졌다. 오랜시간을 거치며 잘 기획된 프로젝트의 면면을 살펴본다.우선, 이민자인 한인들이 노후에 자신의 평상시의 삶(ordinary life)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들의 검토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는 본 프로젝트는 한인 사회의 특수성이 반영된 맞춤형 프로젝트라고나 할까, 다른
이번 한 주간 호주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뉴스는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 총리가 2026년 개최 예정이었던 영연방 대회 (Commonwealth Games) 를 취소한다고 발표한 것이다.지난 화요일 (18일) 다니엘 주 총리는 기자 회견을 갖고 2026년 빅토리아 대회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연방 정부는 이 내용을 발표 직전에 통보받았다고 밝혔고 이 이야기를 처음 듣는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충격에 빠졌다.이 후 미디어를 통해 나온 국민들의 목소리는 두 가지였다. 한 가지는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 총리와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는
흔히 Gender Party라고 불리는 태아 성별 파티를 며칠 전 집 마당에서 했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첫째 며느리 가정을 축하하기 위한 제안이 성사 된 것이다. 이 이벤트는 가족들이 모여, 의사로부터 성별이 담긴 레터를 처음 부터 당사자가 받지 않고 이벤트를 준비 하는 사람에게만 전달하고, 이를 맡은 씩씩한 둘째 며느리는 철두철미하게 보안을 유지해야 한다며 자기 남편에게도 말하지 않고 당일 아이들을 데리고 모두 집에 모이게 되었다.‘이벤트의 여왕’이라 불리는 걸 개의치 않는 둘째 며느리가 연출자가 되어 극비리 기획한 이벤트는 가
어쩌면 꿈은 인생의 동반자가 아닐까 싶다.우리에게 꿈이 없는 삶은 얼마나 삭막 할까 상상해 본다.어린시절, 초등학교(당시는 국민 학교)에서는 도 교육청에서 장학사가 시찰 나온다고 하면 학교에서는 며칠전 부터 비상이 걸린다.각 교실 마다 환경 정리와 청소를 하느라 교사와 학생이 총 출동한다.때마침 수업시간이 되어 6학년이었던 우리들 중에 장학사의 질문을 받은 학생 A군의 답변이 떠 오른다.“장차 커서 무엇이 되려는 꿈을 갖고 있느냐”는 장학사의 질문에 “네, 대통령의 아버지가 되겠습니다”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멀리 있는 대통령 보
지난 11일 (수요일)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 대표팀이 시드니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침체 되었던 한인 사회가 다시 한 번 뭉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대표팀이 입국하는 자리에는 호주 공영 SBS와 한호일보를 비롯한 동포 언론사들이 함께했고 시드니 총영사관과 문화원에서도 공항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을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다소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다. 대표팀을 이끄는 콜린 벨 감독이 카메라 앞에 선 상황에서 기자들이 질문을 하려고 하자 FIFA
내가 생각하는 언론 지식 한 가지다. 언론을 한다는 미디어라면 그가 거주하는 가까운 지역 및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보도(기사, 해설, 비판, 대안 제시 망라)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자기 지역 사람들은 헐벗고 굶고 있는데 백악관이나 잘 사는 미국인들의 이야기로 지면과 시간을 채우고 있다면 그런 원칙을 반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극단적인 사례는 드물겠지만 다른 많은 보도 내용들이 그럴 수 있다.미디어에도 분업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할까. 미국 이야기는 1차적으로 뉴욕타임스나 다른 미국 미디어에 맡겨야 한다. 다만 뉴스 선택의 또 다른 원
시드니 모닝 헤럴드 스티븐 바들로메우즈 (Stephen Business Columnist)는 재닛 앨런 미 재무부장관의 방중에 맞춰 두 나라의 갈등 관계를 분석한 칼럼을 실었다. 한호일보는 이를 요약 번역했다.미국 재무부 장관의 나흘간의 중국 방문은 두 경제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무역 제한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는 중에 이뤄졌다. 양국이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지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온 것은 아니다. 대화의 목적 자체가 갈등을 완전히 봉합하는 것이기보다는 양국이 파국에 치닫지 않도록 갈등 수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회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