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는 수족관계? “형제는 하늘이 내려주신 벗”이라는 속담을 비웃기라도 하듯, 명절 뒤에 ‘형제간의 칼부림’이란 골육상잔이 설이나 한가위같은 명절 끝물의 자연스런 한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이라도 당장 ‘추석 형제 칼부림’ 등의 키워드를 두드려 검색해 보시라, 수백의 검색결과가 경악케 할 것이다. “형제는 수족(手足)과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다. 의복이 떨어졌을 때에는 새 것으로 갈아입을 수 있지만, 수족이 잘리면 잇기가 어렵다”고 한 장자의 말이나, “형제가 서로 싸우고, 때리고, 맞고, 욕하고, 절교해도 골육은 골육이다
“자녀는 부모의 돋보기”“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한다. 외모만 부모를 복사한 듯이 꼭 빼어 닮은 것이 아니라 하는 행동까지도 꼭 그대로 하기 마련이다. “아이가 아버지를 닮았으면 유전이고, 옆집 아저씨를 닮았으면 환경”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 부인이 한번은 아들의 밥 먹는 모습을 유심히 보았다. 아, 어쩌면 그렇게도 그 아버지를 꼭 닮았던지! 먼저 수저를 들고 바지에 쓱싹 문지르며 물기를 닦은 다음, 숟가락을 국그릇으로 가져가는데, 후후 불면서 국을 마시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버지 모습이었다. 젓가락으로 식탁을 두 번 탁탁 때리고
아담과 하와꽃미남, 아담역사가들은 ‘최초’라는 말이 붙는 사람이나 사건이나 발명품에 굉장한 비중을 둔다. 왜냐하면 대부분 이 ‘최초’라는 말 다음에 붙는 사람이나 사건, 발명품을 통하여 역사에는 큰 전환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최초로 글자와 종이가 발견된 이후 인류의 역사는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구분을 이루며, 기록문화로 바뀌었다. 에디슨의 전기와 전화를 발명 이후,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문명의 진보가 일어났다. 이런 발명품은 대부분 한 사람 혹은 몇몇 사람의 아이디어로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한 사람의 생각이나, 사상, 태도, 업적
술로 망가진 노년탈무드에는 홍수 이후 노아의 행태를 재해석하며 풍자하고 있다. 어느 날 노아가 포도나무를 심고 있다. 그때 사탄이 찾아와서 말을 걸었다. 사탄 : “노아 할아버지, 지금 뭘 하십니까?”노아 : “포도나무를 심고 있다네.”사탄 : “포도나무요? 포도나무가 어떤 나무지요?”노아 : “아, 포도나무는 아주 맛이 달고 좋은 과일이네. 적당하게 신맛도 나고, 이걸 발효시키면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술이 되기도 하네.”사탄 : “그렇게 좋은 나무를 심는 중이라면 저도 도와드리지요.”힘들게 밭을 갈고 포도나무를 심고 있던
두 척의 배지금부터 100여 년 전,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40분! 그때까지 인류가 만든 ‘초호화’ ‘최고’ 등등의 수식어를 붙여도 조금도 명예에 손상이 가지 않을 명예를 타고난 여객선 한 척이 출항한지 5일 만에 빙산에 부딪혔다. 배 밑창에는 날카로운 빙산이 그은 일직선으로 90m 가량의 틈이 생겨 침몰하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이 배 3층 객실에는 당대 최고의 부호들이 탑승하여 밤새 먹고 마시며 즐기고 있었다. 중층과 하층은 일반 승객들이 밤새 술과 돼지고기 파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 서울대 박동규 교수를 인터뷰했다. 그는 한국의 시성(詩聖)이라 할 만한 박목월 선생의 장남이다. 문학평론가인 그는 당시 KBS1 TV 골든타임에 배치된 ‘문화가 산책’을 진행하고 있었다. 부친의 유업이라 할 수 있는 시전문지 월간 지 사옥을 나오며 슬며시 한 마디 물었다. “요즘 뭐가 가장 힘듭니까?”“뭐가 힘든 게 있겠습니까? 공부만 하면 되는 게 교수고, 서울대 교수가 굶어서 죽었다는 말 없지 않습니까? 자식 키우는 게 힘들지···”의외였다. 내심 지를 꾸려가는 경제적인 어려움일 것이라고 기대했던
왕이 된 목동 이스라엘 국기에는 정삼각형과 역삼각형을 포개놓은 이른바 ‘다윗의 별’이 새겨져 있다. 그만큼 통일 이스라엘의 2대왕 다윗왕(이하 다윗)의 위상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윗의 이야기가 처음 나오는 성경 사무엘서는 셰익스피어의 낭만적 서정성과 비극적 장엄함,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기지와 프로이트의 현대 심리학적 통찰이 엿보이는 천재적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마키아벨리, 프로이트 이상으로 솔직한 성서의 저자는 다윗에 관한 묘사를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다윗은 복잡하고 모호한 인간
악화가 양화를 16세기 영국의 금융가 토마스 그레샴은 엘리자베스 1세의 재정고문관이기도 했다. 1558년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재정의 충언을 담은 서한을 바쳤다. 그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합니다”(Bad money drives out good).이 말은 나중에 ‘그레샴 법칙’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구절이 된다. 여왕의 부왕 헨리 8세는 종종 은화의 40%를 일반 금속으로 대체해서 제조했다. 100실링짜리 은화에 100실링 값어치의 은이 함유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 함량을 떨어뜨리고 명목만 1
관점의 차이, 광팬에서 혐오까지먼저 고백부터 하자. 한때 필자는 그의 ‘광팬’이었다. 그러나 한 계기로 그를 극도로 ‘혐오’하며 의도적으로 그에 대한 관심을 잘라냈다. 여기서 ‘그’란 아직도 추모의 열기가 식어지지 않은 김영삼(이하 YS) 전 대통령이며, ‘한 계기’란 소위 ‘3당 합당’을 의미한다. ‘광팬에서 혐오까지’란 극대극의 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까까머리’ 학창시절, 귀공자 스타일의 얼굴에 당시로서는 희귀한 장발(장발을 ‘경범죄’로 엮어가던 시절이었다)로 사자후를 토하는 모습은
“백골이라도”“이 몸이”로 시작되는 옛 충신들(정몽주, 성삼문)의 단심가는 주군(리더)에 대한 팔로워의 애절한 표현으로, ‘백골’까지 언급된다. 골육이 부서지고 찢어지더라도 “임 향한 일편단심”은 변치 않은 덕목이다. 이런 유형의 언어진화(혹은 퇴화)는 오늘날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세월의 더께와는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입에 자주 너무 자주 오르내리며 진화와 퇴화를 계속하며 생명력을 자랑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국회의원들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때, 주홍글씨처럼 당연히 붙게 되는 ‘철새’ 딱지에 늘어놓는 궁색한 변명
태생 영웅인가? 어떤 사람이 여행을 하다 한 마을에 들렀을 때, 동구 밖에 앉아있던 노인에게 물었다. 여행객 : “이 마을에서 위대한 지도자가 태어난 적이 있습니까?” 노인 : (뜨악한 표정으로 위아래를 훑어보며) “아니오. 이 지역에선 아기들만 태어났습니다.” 우문현답이라 할까? 넌센스게임 이라고 할까? 분위기도 파악도 못한 한 과객의 흰소리일까? 아무래도 좋다. 여기에 리더십의 중요한 힌트가 있다. 사람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 태어나는 것이지, 처음부터 리더로 만들어져 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리더십의 DNA에 대한 개인차는
협상에는 상대(잉어, 돌고래)가 있다리더가 협상할 때는 반드시 상대가 있다. 그 상대는 세 가지 전형적인 타입 중 어느 하나에 속하기 마련이다. 그 세 가지 타입이란 바로 상어, 잉어, 돌고래 유형이다. 더들리 린치와 폴 코디스는 에서 세 가지 타입의 협상 당사자들에 대해 재미있게 풀이하고 있다. 첫째,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는 상어 타입이다. 이들은 협상에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갈려야 한다고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유형이다. 이들은 제로섬(zero-sum)의 원리를 굳게 믿고 있어서 협상할 때마다 그 어떤
상황과 협상 전략목함지뢰를 몰래 묻어 꽃다운 청춘의 발목을 맞바꾸게 한 북한은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 몰아부쳤다. 그러면서 시작된 회담과 협상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제껏 무엇보다 ‘도발→위기조성→타협·보상→재도발’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벼랑 끝 전술’로 큰 재미를 보아온 북한에게 더 이상 그 방법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무박 4일, 43시간의 협상결과’는 북한 측에서 사실 ‘항복문서’나 다름없는 굴욕적인 ‘유감’이란 표현을 했다. 여기서 협상을 이끈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말하게 하고, 들어주라닐 래컴(Neil Rackham)은 9년 동안 협상가들을 연구했다. 그는 협상가들을 뛰어난 협상가와 평범한 협상가로 나눈 후 100개 이상의 협상 사례를 토대로 이들 사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뛰어난 협상가들은 평범한 협상가보다 21% 더 많이 질문을 했고 협상과 관련된 내용을 10%나 덜 이야기했다. 심리학자 캐티 릴젠퀴스트(Katie Liljenquist)는 상업용지의 매각 가능성을 두고 협상을 벌이는 실험을 진행했다. 판매자가 어떻게 하면 서로 조건을 맞출 수 있을지 구매자에게 조언을
‘생각의 틀’을 바꾼 협상리더십 한국 외교역사에서 숨겨진 보화 같은 인물로 조선 후기 청나라와 국경회담을 진행했던 이중하를 들 수 있다. 그는 1846년에 태어나 1882년에 과거에 급제하면서 관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안변부사로 재직하던 1885년에 ‘토문감계사(土門勘界使)’로 임명되어 청나라와의 1차 국경회담에 조선 대표로 참석했다. 이후 1887년에 재개된 2차 회담에서도 조선 측 협상대표를 지냈다. 그는 불리한 국제정치 상황과 청나라의 강압적인 요구 속에서도 슬기롭게 대처하여 국익을 지켜낸 외교관이었으며 뛰어난 협상가였다.
국가 생존의 비결 미국의 저명한 한국학자 제임스 팔레 교수는 한국사의 이상하고 특이한 사실 하나로 중국의 여러 왕조가 한반도의 왕조를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었는데도 그렇지 않은 점을 들고 있다.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크기로, 절대 함께 있어서는 안되는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엄청난 국력 차이, 불리한 지리적 위치에도 고려가 생존한 비결은 ‘실용외교’에 있다.” 그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 한반도 왕조에서 보인 ‘실용외교’ 노선을 들고 있다. 즉 중국의 왕조에 도덕적 충성을 고수하는 대신 중국대륙의 세력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외
협상의 첫 단추우리 주변에는 언제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소위 ‘협상의 달인’인 리더들이 많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비법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협상에서 이기는 것을 내가 더 많이 가지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똑같은 대상을 가지고 나누는 경우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집에 레몬이 하나 밖에 없는데 형제가 서로 자기가 하나를 다 가지겠다고 한다. 이럴 경우 레몬을 가지는 쪽은 이기고 못 가지는 쪽은 지게 된다. 그러니 둘 다 만족스러운 해결책은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관점 전환 관점 전환(Perspective taking)과 관련, 심리학에서 위대한 3대 실험 중 하나로 불리는 ‘샐리앤 실험’이 있다. 샐리와 앤이라는 두 소녀가 있다. 두 아이가 유모차와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다. 그러다 샐리가 유모차에 인형을 넣어 놓고 방을 나간다. 혼자 있던 앤이 잠시 후 유모차에서 인형을 꺼내 옆에 있던 나무 상자로 옮긴다. 그리고 방을 나간다. 잠시 후 샐리가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여기서 문제! 샐리는 인형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어디를 찾아볼까? 답은 당연히 유모차다. 하지만 이 질문을 만 4세 이하
학습하는 리더리콴유는 탁월한 리더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임을 보여 준 표상이다. 1968년 그의 나이 47세, 총리 재임 10년째 되던 해, 하버드 대학 정치대학원에서 두 달의 안식년 휴가를 보냈다. 기숙사에서 그는 일반 학생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세미나 참석, 교수 및 학생들과 토론, 하버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미국을 움직이는 사람들과의 교제 등을 통해 집중적인 재충전을 했다. 이후 그는 하버드와 케임브리지대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그곳 교수들, 그 나라 리더들과 허심탄회한 토론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흡수했다.
자, 이야기를 시작하렷다. 그에 대한 소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에피소드이다. 이야기 하나) 어느 기자가 싱가포르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갔다가 다섯 번 째 줄에 앉은 노부부를 보았다. 알고 보니 그들은 당시 현직 총리였던 리콴유의 부모였다. 아들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총리임에도 일반석에 앉아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신기하여 기자가 질문을 하자, “내 아들이 총리인 것과 극장 좌석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오히려 반문했다고 한다. 리콴유의 아버지는 아들이 총리직에 오른 뒤에도 70세가 넘도록 작은 시계 수리점을 경